끌고라도 가야합니다.
작년 여름부터 친구목사들과 이제 건강을 생각할 때라는 말을 하다가 시간 날 때마다 만나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습니다. 한 친구는 삼OO 자건거 회사에서 나온 쏘O자전거를 탔고, 한 친구는 아들에게 사주었던 레OO 자전거를 타고 나왔습니다. 저도 아들에게 사주었던 삼OO에서 나온 싸이클을 타고 만났습니다. 몇 번 타다가 배가 너무 나와 허리를 숙이기 힘들어 친구목사들에게 제안하여 40만 원짜리 자전거를 할부로 사고 육체가 건강해야 목회도 건강해진다며 열심히 탔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 목사가 사고를 당해 얼굴을 수십 바늘 꿰맸고 얼마 전 저도 사고가 나 얼굴과 팔목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 때 친구도 얼굴에 피범벅을 하고 자건거를 끌고 집까지 가야했고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시간이 날 때마다 자전거를 끌고 강변을 달리며 육체가 건강해야 목회도 건강해진다며 페달을 밟습니다. 이렇게 달리면서 깨달은 자전거 철학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끌고라도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오래 탔거나 좋은 자건거를 타는 사람들은 언덕을 오르기가 수월하지만 저희같이 둘 다 없는 사람들은 내려서 끌고 올라갑니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타다가 넘어져도 끌고라도 가야하고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너무 멀리 갔다가 체력이 다 떨어져 힘이 들어도 집까지 끌고라도 와야 합니다.
얼마 전 괜스레 삶과 사역의 무게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 날이 있었습니다. 마음도 몸도 한없이 까부라져 삶과 사역에 사표라도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러면 안 된다 싶어 힘을 내고 일어나 자전거 사고 후에 손목이 온전치 않아 두 달여 이상을 타지 않았던 자전거를 끌고 한강변으로 나갔습니다. 언덕을 오르고 내려오기를 반복하면서 또 다시 깨달았습니다. 끌고라도 가야한다고 언덕을 내려갈 때 시원하고 즐거운 것처럼 삶과 사역은 평소에 저에게 삶의 기쁨이고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은 제게 끌고라도 가야하는 존재로 다가옵니다.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가족, 사업, 사명 등 그 어느 것도 기쁨만 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짐이 되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지만 끌고라도 가야 합니다. 그러면 내리막길 같은 즐거움도, 집에 돌아와 씻고 쉬는 행복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힘들다면 “끌고라도 가야해”라고 외치며 다시 일어납니다. 우리의 영원한 집인 천국을 향해 매일매일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