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도 원두막이?

 

한여름이 되면 그려지는 고향의 풍경이 있습니다. 그것은 푸르른 밭 사이에 높게 지어진 원두막입니다. 그리고 그 원두막에 삼배저고리 입고 누워 부채질하고 계신 할아버지나 방학이라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될 주인아들이 하라는 원두막 지킴이는 안하고 책 펴놓고 대자로 누워 잠을 자고 있는 그림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거리고 돌아갈 수만 있다고 돌아가고픈 어린 시절의 모습입니다. 그 원두막이 지키던 밭은 수박이 파랗게 익어갔고 중간 중간 노란 참외가 들판에 노란 꽃이 핀 것처럼 아름답고 풍성하게 맺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원두막이 우리나라만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에도 원두막이 있었습니다. 이사야서 18절을 보면 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 같이, 참외밭의 원두막 같이, 에워 싸인 성읍 같이 겨우 남았도다라고 했고 이사야사 2420절에서도 땅이 취한 자 같이 비틀비틀하며 원두막 같이 흔들리며 그 위의 죄악이 중하므로 떨어져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리라라고 하였습니다. 이사야서에서 원두막이 등장할 때는 제가 가지고 있던 시골의 평화로운 풍경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 말씀에 등장하는 원두막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모두 무너질 예루살렘을 묘사할 때 쓰인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사야서에서 원두막을 표현할 때 참외밭의 원두막이라고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참외밭의 원두막이라고 하니 뭔가 반갑습니다. 서울에서 고향사람 만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참외밭이라고 번역된 단어는 참외밭이 아닙니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 미크샤라는 단어인데 이 미크샤라는 단어는 키슈아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키슈아호박이란 단어입니다. 호박 중에서도 둥글고 큰 동양 호박(C. moschata, Pumpkin)이 아니라 오이처럼 길쭉한 쥬키니 호박(C. pepo, Squash)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호박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애굽 생활을 그리워하면서 주께서 주신 음식인 만나를 불평하고 애굽에서 먹던 음식을 추억할 때 등장합니다(11:5). 그들은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난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참외라는 단어가 키슈아”, “호박인데 참외라고 번역한 것입니다(정정숙). 영어성경들도 이 단어를 번역할 때 혼란을 겪는데 이사야서 18절의 참외NIV 성경은 ‘melons’으로 번역했고, KJV성경은 ‘cucumbers(오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그러니까 성경에 등장하는 참외밭은 우리가 생각하는 노란 꽃이 만발한 것처럼 노란 참외가 가득한 참외밭은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참외밭과 함께 등장하는 말이 원두막입니다. 이 원두막은 히브리어 멜루나라는 단어인데 이는 묵다”, “머물다라는 뜻의 이란 단어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뜻은 오두막을 의미합니다. 상징적으로 허약하고 불안정한 구조물을 의미하는 단어인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단어도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 시골의 원두막은 아닌 것입니다. 그냥 밭의 작물을 지키기 위해 지어진 임시 막사인 것입니다.

 

이 막사가 초라해도 평화로운 때는 옛날 우리나라 시골의 평화로운 풍경이나 별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것의 형태에서 차이가 날 뿐 그 평화로움과 풍성함은 별만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원두막이 등장하게 되는 이유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죄로 가득했습니다. 성전 예배는 형식에 치우쳤고 일상의 삶은 불의로 가득했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앗수르를 통해 이스라엘을 살짝 치심으로 그들의 죄를 책망하셨습니다. 이러한 심판이 임하였을 때의 상황을 묘사할 때 등장한 것이 참외밭과 원두막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더 잘 알 수 있는 것은 전후 구절을 함께 볼 때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17절로 9절은 너희의 땅은 황폐하였고 너희의 성읍들은 불에 탔고 너희의 토지는 너희 목전에서 이방인에게 삼켜졌으며 이방인에게 파괴됨 같이 황폐하였고 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 같이, 참외밭의 원두막 같이, 에워 싸인 성읍 같이 겨우 남았도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생존자를 조금 남겨 두지 아니하셨더면 우리가 소돔 같고 고모라 같았으리로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죄에 깊이 빠져 있다면 우리의 상황은 평화로운 원두막이 아닌 주변이 모두 불타고 풍성했던 참외와 수박은 짓밟히며 덩그러니 남은 원두막처럼 비참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와 한국교회는 풍요로움으로 평화로운 원두막인줄 착각하고 살아가고 있을 뿐 그 죄의 결과로 황폐하게 될 원두막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러므로 깨어있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의 죄를 회개하며 주변을 죄로부터 떠나게 하는 일에 힘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야 평화로운 원두막에서 참외를 먹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두막~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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