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 싸이

by 하림 posted Nov 0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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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요즘 싸이와 강남 스타일이 대세입니다 전 세계가 열광하고 그를 통해 이 작은 나라가 알려지고 더불어 관광산업을 비롯한 관련 산업의 주가가 오르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에 열광하는 우리의 모습에 조금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저만의 일일까요? 얼마 전 시청 앞 광장에서 2002년 월드컵 이후에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 즐겁게 축제했고 전 세계에 중계되었습니다. 저도 인터넷을 검색해 찾아보았습니다. 역시 콘서트의 대가답더군요. 그러나 그 공연을 보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습니다. 다들 알겠지만 소주를 병채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전의 즐거움은 모두 사라지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졌습니다. 술을 먹는 것이야 그의 자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고 아이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보는 데서 하면 안 될 일이라 여겨졌습니다. 그 이후 인터넷에서 싸이와 소주 사건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몇몇 글들이 있었고 그 아래 댓글도 있어 읽어보았지만 거의가 관대한 글이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후에 싸이의 다른 곡인 라잇 나우를 여성부에서는 청소년유해물로 분류했다가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니 슬그머니 취소했다는 글도 읽었습니다. 그리고 또 얼마 후 싸이의 공연으로 인해 몇 달 동안 준비했던 하이 서울 페스티벌에 초청된 국내외 작품들은 서울시의 일방적인 통보로 취소되거나 장소가 변경되었다는 글을 접했습니다.

 

저는 정의의 사도도 철저한 원칙주의자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 싸이와 관련된 일련의 일들은 생각해 보고 넘어가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그 누구도 그 일에 대해 강한 비난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도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습니다. 싸이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지 않았다면, 싸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싸이 공연이 아닌 다른 행사로 어떤 행사가 일방적으로 취소되었다면, 그리고 그 일이 나와 직접 관계가 있었다면 이렇게 조용할까 싶었습니다. 그 누구도 대중의 환호 앞에 바른 소리를 내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의 모습이었기에 이렇게 관대해 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원칙보다는 이익이 앞서는 사회분위기, 바른 것보다는 잘되는 것을 추구하는 가치관 등이 이번 일의 주범이라고 여겨집니다. 이 일에는 불편한 진실이 배경에 있습니다. 그것은 힘의 논리, 경제 논리, 성공주의, 어설픈 애국주의 등에 우리들의 사고가 지배당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전반에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꽉 막혔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원칙에 고집스러워야할 교회도 언제부턴가 잘되는 것이 진리보다 우선되고 세속적 복이 영적 복보다 우선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은 저를 답답하게 합니다. 이제 다시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바른 원칙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말입니다.